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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몰픽 & 레터박스<1>

화면비 차이로 인한 두 가지 문제
장이모 감독의 무협 대작 <영웅>은 화려한 색감과 풍광이 돋보이는 매우 스펙터클한 작품입니다. 특히 한 폭의 산수화처럼 산그림자를 품은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물 위를 가르며 벌이는 두 배우의 결투 장면은 차라리 춤사위를 연상시킵니다. 두 배우가 화면의 좌측과 우측에서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속도로 상대를 향하여 접근해 가는 장면은 정말 압권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그대로 기억한 채 비디오로 다시 감상한다면? 극장에서는 분명히 보았던 특정 장면의 일부를 비디오에서는 보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DVD 타이틀로 감상한다면? 이번에는 극장에서 보았던 장면을 온전히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화면 위 아래로 생기는 블랙 바(Black Bar)도 덤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건 다름 아닌, 극장의 스크린과 일반 TV의 가로대 세로의 비율인 화면비(Aspect Ratio) 차이 때문입니다. 줄자로 재보면 일반 TV는 가로대 세로의 비율이 약 4:3(기술적으로 정확히 표현하면 1.37:1이지만 일반적으로는 1.33:1로 쓰입니다. 화면이 세로 길이가 1이라고 하면 가로는 1.33이라는 말입니다)인데 비해 극장의 스크린은 대부분 2.35:1이나 1.85:l입니다. 물론 3:1의 비율을 가진 스크린도 있습니다. TV나 극장 스크린은 모두 가로로 길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극장 스크린이 더 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극장의 화면을 흔히 ‘와이드스크린(Widesreen)’이라고 부르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TV와 극장의 스크린은 왜 가로가 긴가


좌우로 길게 퍼진 우리들 눈의 모양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눈도 가로가 더 깁니다. 인간의 눈은 상하 35°, 좌우 50°로 사물을 본다고 하는데, 이를 화면 사이즈로 환산하면 극장의 와이드스크린 화면비인 16:9가 도출됩니다. 그런데 눈의 초점은 귀쪽 볼 부분을 제외한 정면에 맺히기 때문에 실제로 사물을 인지하는 부분은 4:3이라고 합니다. HDTV가 아닌 일반 TV나 컴퓨터의 모니터의 화면비는 물론 도화지까지도 4:3입니다. 현재의 4:3 화면비는 1889년 토마스 에디슨 연구소의 딕슨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와이드 스크린의 탄생
그런데 영화사 초기, 영화의 화면비는 처음부터 와이드스크린으로 탄생되지 않고 4:3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대 초까지 제작된 대다수의 오래된 고전 영화들은 천편일률적으로 1.33:1, 즉 4:3 화면비를 가진 필름으로 촬영되었고, 극장에서도 4:3 화면비로 상영되었습니다. 1.33:1은 아카데미 표준(Academy Standard)라고도 하는데 1930년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에 의해 언급되었기 때문입니다. DVD 타이틀, 주로 애니메이션 타이틀의 제품 정보에서 화면 포맷으로 표기된 ‘Standard’라는 단어는 바로 아카데미 표준을 의미합니다.
이 아카데미 표준으로 촬영된 영화를 우리들이 일반 TV로 감상할 때는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일반 TV 화면비도 4:3(1.33:1)으로 그 비율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의 일반적인 TV 화면비 4:3은 바로 아카데미 표준으로 촬영된 영화와 이를 스크린에 보여주기 위해 만든 영화사 초기의 극장 스크린 규격인 4:3에서 비롯되었는데, 1950년대 초 미국 TV표준협회(NTSC:National Television Standard Committee)가 아카데미 표준을 미국 TV의 공식 표준안으로 권고함에 따라 오늘에 이르 TV의 탄생과 1950년대 초의 엄청난 보급률. 헐리우드 영화사들은 심각한 고민에 직면했습니다. 극장으로 향하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현저히 줄어 영화 산업의 기반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TV 방송 출연 배우들은 영화 출연을 금지시킨다는 유치한 조치도 취해 보았지만 안방 TV 위력은 막강했습니다.
궁하면 통하는 법. 관객 유치를 위해 영화사들이 찾아낸 새로운 돌파구는 바로 ‘와이드스크린(Widescreen)’이었습니다. 기존의 4:3 영화보다 가로 폭이 넓은 영화를 제작하고, 이를 또한 가로 폭이 넓은 스크린에 상영함으로써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펙터클한 영상을 보여주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돌파구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극장의 영화와 스크린의 화면비는 1.85:1, 2.35:1, 심지어는 3:1 등 다양화되었습니다. 극장과 TV의 경쟁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영화사와 극장이 차별화를 시도하면 TV는 그런 극장을 곧바로 모방하는 형국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제 극장의 스크린과 일반 TV가 서로 다른 화면비를 가짐에 따라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를 일반 TV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모종의 기술적인 조치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 조치는 영화 필름을 전기 신호인 비디오 신호로 전환 처리하는 ‘비디오 트랜스퍼(Video Transfer)’ 과정에서 취합니다. ‘팬 앤 스캔(Pan & Scan)’과 ‘레터박스(Letterbox)’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출처:papaDVD